독일 현장 리포트

[독일 석사 준비] 독일 석사 1년을 되돌아보며 1/3

Hoopydoopy 2022. 10. 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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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urich, Switzland


현재 나는 독일에서 석사 2학기를 마쳤고, 논문 학기만이 남아있다. 한국에서 일하면서 유학원의 도움 없이 혼자 석사 준비를 했었는데 내가 가고 싶은 이 길에 대해 주위에서 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어 막막했었다. 그렇게 몇 없는 정보를 가지고 지원, 합격 후 1년 간의 석사 생활까지 마쳤다. 그 1년을 뒤돌아보면 '이걸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더 좋은 기회가 많았을 텐데'라는 아쉬운 생각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이 포스트를 누군가 우연히 본다면 직접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일단 그 많은 국가 중 독일을 선택한 이유부터 살펴보자.

1. 독일을 선택한 이유

독일은 제일 먼저 학비가 무료(또는 무료에 가까울만큼 저렴)이다. 요즘엔 국제 학생들로부터 학비를 받는 대학도 늘어나서 선택지가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옵션은 존재한다. 나는 맨 처음에 대학 및 전공을 선택할 때 학비가 0 ~ 100 유로인 곳만 리스트로 정리했다. 그만큼 나에게 큰 메리트였다.

독일은 생활비 또한 꽤 저렴하다. 물론 집세, 보험비 등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큰돈들이 있지만, 생활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비의 경우 마트 물가가 굉장히 저렴하기 때문에 직접 장보고 요리해 먹는다면 꽤 많이 아낄 수 있다.

또한, 라이프스타일이 쾌적한 편이다. 내가 있던 도시는 뮌헨,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등 큰 도시들에 비해 굉장히 작은 도시였음에도 불구하고 갖출 건 다 갖추었다. 대중교통, 시내 중심가, 쇼핑센터 등 있을 건 다 있으면서 건물도 거리도 공원도 굉장히 깨끗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살기 좋은 나라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유럽 내 다른 국가와 많이 인접해있기 때문에 주말에 잠깐 여행 가기 좋은 건 덤이다.

유학 관련 장점으로 얘기해보자면, 독일은 석사를 졸업하면 취업준비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데 18개월까지 발급 가능하다. 독일은 working condition이 유럽 내에서도 굉장히 좋은 편인데, 이는 독일의 노동조합의 파워가 세기 때문에 노동권이 잘 잡혀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복지가 좋은 독일에서의 취업이 목표였기 때문에 독일에서 학위도 따고 현지 경력도 쌓아 경쟁력 있는 이력서를 만들고자 했다.

2. 학교 선택 기준

최종합격한 2개의 대학 중 현재 이 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도시가 메리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본인의 전공에 맞는 도시를 선택하는 게 또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 같은 경우, 아우디 본사가 있는 도시로 유명했고 학교와 연계된 프로젝트가 많았다. 실제로 학교 수업에서도 아우디와 함께 작업하는 프로젝트를 했고, 이와 관련된 working student를 선정하여 파트타임의 기회도 주었다. 또한 향후 논문을 같이 쓸 수도 있고 인턴 제의가 들어오기도 한다. 이렇듯 도시 내 지역 회사와의 네트워크가 활발한 대학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겠다.


본격적으로 독일 석사 지원을 준비해보자.

3. 언어 실력 쌓기 (영어 & 독일어)

독일에는 영어로 진행되는 석사 프로그램도 많기 때문에 독일어로 수업을 들어야하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언어 실력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요라고 묻고 싶다면, 다다익선이지 뭐. 언어는 목표를 정하기보다 꾸준히 평생 공부하는 거라 생각한다. 나 또한 영어를 고등학생 때부터 공부하고 사용하고 있지만 쓰면 쓸수록 배울게 더 많아진다고 느끼니까. 환경에 따라 상황에 따라 욕심에 따라 다를 뿐. 언어 실력 고민할 시간에 일단 부딪혀보자. 일단 그 환경에 처해지면 부족해도 악바리로 해내는 게 우리니까.

영어의 경우, TOFEL과 IELTS 중 고민이라면 IELTS를 선택하는게 훨씬 유리하다. 유럽은 대부분 영국식 영어 시험인 IELTS를 인정하는 곳이 많다. 나는 TOFEL과 IELTS를 둘 다 준비해봤었는데 확실히 Academic 한 영어를 맛볼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팟캐스트를 듣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고 느낀다. 특히 나는 에너지, 환경 쪽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싶은데 그런 주제의 팟캐스트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관련 어휘나 기본 개념, 최근 이슈 등 얻는 게 많다. 예를 들어, 전공이 IT 나 비즈니스 쪽이어도 관련 팟캐스트를 무궁무진하게 찾을 수 있을 거다.

독일어의 경우, 수업이 영어로만 진행된다고 고지된 경우 독일어 성적을 꼭 내야하지 않는 이상 굳이 배우지 않아도 크게 상관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독일어를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독일에 오기 전 한국에서 기본적인 지식을 쌓고 오는 게 좋다고 느낀다. 그 이유는 아무리 독일 사람들이 영어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일상생활에서는 독일어가 기본이고, 가끔 소통이 안될 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내가 독일어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던 부분은 독일 친구들 무리에 있을 때이다. 물론 젊은 세대라 다들 영어로 소통이 분명 가능하지만, 본인 국적의 친구들이 대다수인 모임에서는 다들 독일어로 대화하는 게 당연하다 (한국인으로 생각해도 당연하듯이). 때문에 무슨 대화 중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어서 대화에 끼지도 못했던 상황에서 내가 너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나중엔 독일인만 있는 무리는 슬슬 피해버리기도 했다. 이런 자격지심이 원동력이 되어 독일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도 되겠지만 미리 준비할 수 있다면 체계적인 학원 커리큘럼으로도 유명한 한국에서 만들어 오는 게 훨씬 효율적이겠다는 생각이다.
독일어 성적을 만들고자 한다면 적어도 B1까지는 준비하자. 독일에는 장학금도 많은데 대부분 독일어 성적 B1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걸 누가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미리 알았더라면..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에 나라도 이렇게 작은 블로그에 대고 말해본다.

4. 지원 서류 준비

이 부분은 국가마다, 학교마다 지원시기, 지원서류, 지원방식이 전부 다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기준을 생각해본 뒤 꼼꼼히 정리해서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 나같은 경우, 엑셀로 정리해서 내가 꼭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지원 마감일, 학비, 필수 서류, Uni assist 서류 여부, 기타 등등)을 리스트로 만들고 순위까지 정했다. 꼭 유학원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각 학교마다 정보는 홈페이지에 잘 나와있으니 부지런만 하다면 누구든 찾을 수 있다.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건, work experience가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특히, 유럽은 학사 중에도 인턴십제도가 잘 되어있어서 이런 것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등 실제 경험을 굉장히 중요시한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motivation letter를 쓸 때도 실제 경험 위주로 어필하기도 좋다. 한국에서 해외 석사를 준비한다면 작은 포지션이라도 무조건 전공 관련 경험을 많이 쌓고 올 것을 추천한다.

예상외로, 자격증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딴 자격증을 해외에서 누가 알겠나. 이게 검증된 자격증 인지도 증명하기 어렵고. 나 또한 한국에서 기사 자격증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시스템에서야 메리트겠지만 독일에서는 인정되기 힘들다. 그러니 괜한 자격증에 시간을 뺏기느니 다른 쪽을 준비하는 게 훨씬 나을 거다.

5. 장학금 시기 확인

국가마다 다양한 장학금 제도가 있을 텐데, 나같은 경우 독일과 영국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두 국가의 장학금에 지원했다. 특히, 독일의 DAAD 장학금에 지원했을 때는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까지 갔는데, 내가 생각해도 면접을 망쳐서 똑 떨어졌다. 내가 지원했던 두 장학금 다 5-6월쯤 서류 마감이기 때문에 심지어 학교를 지원하기도 전에 장학금 먼저 지원해야 하는 경우였다. 그래서 장학금에 합격하더라도 학교까지 합격해야만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부 합격이 될 수 있다.

6. 커리큘럼 확인

일단 학교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기본적인 학과 정보부터 자세히 읽어봐야한다. 이때 커리큘럼도 간략하게 훑어볼 수 있는데 전공수업 방향이 맞지 않는다면 향후 수업에 불만족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더 자세히 알고 싶거나 관련 질문이 있다면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공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건 링크드인(Linkedin)에서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원 및 전공에 이미 다니는 '학생'을 찾아 메세지를메시지를 보내보는 것도 좋다. 실제 학생들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 학교 친구들 몇몇도 링크드인에서 메시지를 받아 답변해주었다는 걸 듣기도 했다.


이제 합격했다면, 석사 생활에 대한 팁은 다음 포스트에서 다루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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