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온라인 경구피임약 주문
한국에선 피임약을 약국에서 아무 때나 살 수 있지만, 독일은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아무나 구매할 수 없다. 호주랑 영국에서도 똑같았는데, 아무래도 부작용이 개인차가 심하다 보니 그런 듯하다. 그래서 의사와 상담/진료를 하고 추천받은 피임약을 써보고 부작용이 생기면 다른 약을 써보는 등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나 같은 경우는 피임약을 약 5년 정도 꾸준히 복용하고 있다 보니 나한테 부작용 없이 잘 맞는 피임약을 찾아서 정착한 상태였다. 한국에서는 에이리스가 마일드하고 전에 있던 두통, 부정출혈,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없어서 계속 쓰고 있었다. 독일에는 같은 브랜드가 있는지 잘 몰라서 내가 먹던 피임약의 성분을 꼼꼼히 알아왔었다. 그래서 나는 굳이 의사를 찾아가 피임약 추천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테어민 몇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잡아서 가는 것도 귀찮기도 하고. 그래서 인터넷 검색 결과 온라인으로 간이 진료를 본 뒤 약 처방전을 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처방전뿐만 아니라 약을 직접 집까지 배송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나 또한 베를린 와서 하우스닥터가 아직 없어서 이 사이트로 일단 필요한 만큼 주문을 해봤는데 너무 편리해서 주문 과정을 이렇게 공유한다.
참고로, 본인에게 맞는 피임약을 아직 모른다면 산부인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피임약을 추천받는 게 좋을 듯 하다. 하우스닥터 대신 산부인과로 특화된 의사에 예약을 하고 찾아가면 된다. 나는 이미 에이리스와 같은 성분이 들어간 피임약을 독일 산부인과 의사에게 추천받아서 복용하고 있어서 같은 제품으로 주문만 했다.
먼저 Fernarzt 웹사이트에 Verhuetung (Order birth control pill) 로 들어간다.
Pille & Rezept online erhalten | Verhütung | Fernarzt
Die Pille und weitere Verhütungsmittel online erhalten ✔ Online-Fragebogen ✔ Schnell & sicher ✔ Kostenloser Versand in 48h ❯❯ Bei Fernarzt.com
www.fernarzt.com
전반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본인이 원하는 약이나 치료를 선택한다.
2. 진료 질문지를 작성하고 결제를 완료한다.
본인이 선택한 옵션에 따라 약 값이 포함된 가격 또는 Fernarzt 수수료 9유로만 따로 결제하게 된다.
나 같은 경우 근처 약국에서 직접 픽업하는 옵션을 선택했기 때문에 수수료인 9유로만 결제했다. 약 값은 약국에서 픽업 시 직접 결제하였다.
3. Fernarzt와 파트너를 맺은 의사가 제출한 질문지를 확인하고 처방전을 작성한다.
4. 작성된 처방전은 우편으로 직접 받거나, 근처 약국으로 보내는 등 선택하여 수령 가능하다.
5. 처방된 약을 우편으로 받거나, 약국에서 직접 픽업한다.
질문지는 꽤 길었는데 대략 15분 정도 걸린 듯하다. 일반적인 개인 건강정보부터 가족력, 복용 중인 약, 수술 경력 등을 꼼꼼히 물어봤다. 이 질문지를 토대로 파트너 의사가 검사를 하고 하루 정도 후에 이메일로 본인이 원하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지 처방전 발급 여부를 알려준다.
피임약 관련 질문을 미리 보고 필요한 정보를 준비하는게 좋을 것 같아 캡처해서 공유한다.
현재 복용 중인 피임약의 이름과 성분, 해당 피임약을 처방해준 의사의 이름/주소/전화번호/웹사이트주소, 피임약 선택 순으로 질문지가 진행된다.
피임약을 선택했으면, 처방전을 어떻게 발급받을지도 선택할 수 있다. 제공되는 옵션은 총 3가지이다.
(1) 온라인 약국에서 처방전을 확인하고 바로 약을 배송받기 : Fernarzt의 파트너 약국인 Aponeo에서 처방전을 확인하고 약을 보내주는데, 약이 배송되기까지 1-2일 소요된다고 한다.
(2) 파트너를 맺은 근처 약국으로 전자상으로 처방전을 보내면 직접 가서 픽업하기 : 본인의 주소를 입력하면 근처에 파트너를 맺은 약국의 리스트가 나오고 본인이 편한 곳으로 선택할 수 있다. 처방전은 약국으로 보내지고 내가 약국을 방문하면 본인정보와 처방전을 확인한 뒤 약을 건네준다.
(3) 처방전을 직접 우편으로 받은 후 아무 약국이나 찾아가서 약을 구매하기 : 실제 의사에게 오프라인으로 받는 처방전과 같은 효력이 있기 때문에 굳이 파트너를 맺은 약국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가고 싶은 약국 아무 곳에나 가서 약을 살 수 있다. 배송비 1.70 유로가 추가로 붙는다고 한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Fernarzt에서 이메일을 보내준다. 나같은 경우 옵션 2를 선택했기 때문에 픽업해야 할 날짜, 약국 이름 등을 알려준다. 이 확인 이메일을 들고 약국을 찾아가서 내 이름을 확인하면 바로 약을 픽업할 수 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병원을 한번 가려고 하면 예약(테어민)이 필수인 독일이기 때문에 타이밍이 안 맞으면 진료를 받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또 시간 내서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기 일쑤이다. 특히 굳이 진료가 필요하지 않고 이렇게 약만 필요한 경우라면 특히 그렇다. 그러니 이러한 서비스를 적극 이용해보도록 하자. 다들 테어민으로부터 프리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