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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현장 리포트

[독일 석사 팁] 독일 석사 1년을 뒤돌아보며 3/3

Hoopydoopy 2022. 10. 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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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rlin, Germany

[독일 석사 팁] 독일 석사 1년을 되돌아보며 2/3에서 이어진다.

 

[독일 석사 팁] 독일 석사 1년을 되돌아보며 2/3

[독일 석사 준비] 독일 석사 1년을 되돌아보며 1/3에서 이어진다. https://hoopydoopy.tistory.com/4?category=968714 [독일 석사 준비] 독일 석사 1년을 되돌아보며 1/3 현재 나는 독일에서 석사 2학기를 마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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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워킹 스튜던트(Werkstudent)

* 독일에 도착하면 기본적으로 Anmeldung(거주지 등록), 은행 계좌 개설, 보험 신청 등을 마친 뒤 곧바로 학생비자 신청을 해야 한다. 보통 residence permit 카드 형태로 비자가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최소 한 달은 넘게 잡아야 하니 독일 입국하자마자 모든 처리를 끝내 놓자.


비자를 받으면 working permit이 주어지는데, 학생은 최대 주 20시간까지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석사 생활 중 꼭 해보길 추천하는 건 바로 이 '워킹 스튜던트(Werkstudent)'이다!

워킹 스튜던트(Werkstudent)는 학생 신분으로 공부하는 동시에 회사에서 일도 할 수 있는 일종의 파트타임 잡이다. 여기서 인턴십과 다른 점은 말 그대로 파트타임이기 때문에 정해진 월급이 아닌 내가 일한 만큼 시급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보통 인턴십은 한 학기를 통째로 풀타임으로 일해 야하기 때문에 학기와 병행할 수 없는 반면, 워킹 스튜던트는 이런 점을 보완하여 재정적 문제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특히, 유연하게 시간을 쓸 수 있다는 (내 기준 최대의) 장점이 있다. 따라서, 내 공강 시간/일에 맞춰 틈틈이 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번 주에 과제, 프로젝트, 시험 준비 등 학교 공부로 바쁘다면 근무시간을 이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굉장히 좋았다. 이는 공부가 1순위일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독일 시스템의 현명함을 볼 수 있다.

그 외 장점들을 보자면, 학생 신분으로 일을 하게 되면 정규직만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내 독일 친구들도 이런 기회를 맘껏 누려야 한다며 워킹 스튜던트를 강력하게 추천하기도 했다. 또한, 방학기간에는 수업이 없으니 최대 주 40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한 풀타임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보통 회사는 assistant 형태로 일을 시키기 위해 워킹 스튜던트를 채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큰 책임을 요하는 task는 주어지지 않지만 독일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정도는 맛볼 수 있다. 향후 경력으로도 인정되기 때문에 내가 맡은 업무를 최대한 좋게 버무리고 잘 포장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포지션에 따라 업무의 경중이 다르기도 할 것이다.)

내가 워킹 스튜던트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지 경력'을 조금이라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 한국에서 학사를 마치고 한국에서 일을 하다가 독일 취업을 목표로 독일 석사 중인데, 이렇게 해서 학위만 따고 졸업한다면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언어(독일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비자 문제도 있는데, 독일에서 일해본 경험도 없다면 그 누가 나를 채용하고 싶을까 싶다. 특히, 독일에서 학사를 하면 필수라는 인턴십 경력도 다들 있을 텐데, 최대한 이들과 동등한 배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현지에서의 work experience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5. 그 외 해보면 좋을 경험

I  Erasmus (국제교류 프로그램)

유럽 내 대학교끼리는 Erasmus라고 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의 교환학생과 비슷한 개념인데, 독일은 학사의 경우 (전공에 따라 다르지만) 해외 체류 경험이 필수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이 활발한 편이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독일 학생들은 다들 한 번씩 캐나다, 프랑스, 덴마크, 미국, 심지어 발리 등등 본인이 원하는 곳을 다녀왔다고 한다. 국제교류 기간 동안 해당 대학에서 들은 수업도 교수의 재량에 따라 전공 또는 교양 학점으로 인정이 된다.

나는 이게 학사만 되는 줄 알고 내 계획에 껴넣을 생각도 못해봤는데, 석사 동기 중 몇몇은 2학기까지 마치고 3학기에 논문을 시작하는 대신 Erasmus를 떠난다는 걸 들었다. 나도 알았다면 (아마도 마지막일) 학생으로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텐데! 하고 아쉬웠다. (또 낯선 나라에 가서 초기 정착에 힘쓸 시간, 체력, 돈이 없으니 독일에서 더 안정적으로 살아보자며 자기 위안을 하고 단념했지만.) 혹시 독일 석사 생활 중 다른 국가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런 프로그램은 유럽 어디에나 있으니 한번 본인 학교에 문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 Erasmus 장학금 제도도 있으니 이것도 참고하길.

I  교내 어학수업

보통 교내 자체의 어학수업(비즈니스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이 있는데, 등록한 학생이라면 무료 어학수업을 들을 수 있다. 또한, 마지막에 시험을 보고 일정 성적 이상을 받으면 자격증도 따로 주기 때문에 주 1회 정도 짬 내서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독일어 A2까지는 사설 시험을 보기엔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로 어학 자격증은 B1부터 인정해주는 편) 이렇게 학교에서 원어민 독일어 선생님에게 배울 수 있다는 건 좋은 기회라고 느꼈다.

6. 개인적인 만족도 평가

내 배경으로 말하자면, 학사 전공은 공학 쪽이었고, 졸업 후 한국에서 테크 컨설팅 회사에 약 2년간 근무했었다. 일하면서 management 쪽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껴 석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석사 전공으로도 기술 경영 쪽을 선택했고, 특히 지금 전공은 글로벌 트렌드와 미래 신기술 관련 전략 및 비즈니스 프로젝트 기획을 배우는 커리큘럼이었다. 향후 이어가고 싶은 커리어도 컨설팅 또는 프로젝트 매니징 쪽이기 때문에 수업 방향 자체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특히,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나 환경을 크게 다루었기 때문에 관심분야인 에너지/환경 주제를 다루는 내용도 많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가장 만족했던 부분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실무중심의 산학협력 방식의 프로젝트가 많아 end-to-end 기획도 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회사에선 누가 주니어에게 이런 기회를 주겠나 싶어서 학점 상관없이 진짜 열심히 (나름) 재미있게 했다!

하지만 신생 프로그램이다 보니 아직은 자리 잡히지 않아 체계적이지 않은 커리큘럼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학기말에 교수와의 피드백 시간에서 다음 학생들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이나 추가되었으면 하는 부분 등을 우리에게 많이 물어보곤 했다. 그리고 (코로나 기간 한정이지만) 오프라인 수업으로 공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시즌과 겹쳐 온라인 수업이 많았던 것도 아쉬웠다. 다들 겪었다시피 줌으로는 활발한 interaction이 힘들기도 하고, 다들 카메라를 꺼놓고 잠수 타는 등 독일의 토론식 수업을 기대하고 간 나는 이런 조용하고 침체된 수업 분위기에 조금 실망했다.

게다가, 석사와 일을 병행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석사 학위만 얻고자 딱 적당히만 참여하는 분위기였다. 독일은 학위에 따라 기본 월급이 높아지기 때문에, 실제로 동기들 얘기 들어보면 학사 마치고 바로 석사를 시작해서 취업을 할 때 더 많은 월급을 받고자 한다고 했다. 그래서 공부가 1순위라기 보단 수업 대충 듣고 적당히 성적 받고 적당히 논문 써서 3학기 내에 졸업해버리자 이런 분위기랄까. 그래서 머나먼 한국에서 큰 결심으로 독일로 건너온 나 같은 열정 넘치는 학생이 충분히 수업에 빠져들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심지어 2학기 대부분의 오프라인 수업(학기말에 보고서 제출로 평가되는 수업이었음)에서는 대략 25명 정원 중에 나를 포함한 약 5명만 꾸준히 수업에 참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퀄리티 좋은 수업과 교수에 비해 동기들의 참여율이 굉장히 아쉬웠다.

10점 만점 중에 6점 주고 싶다!

7. 향후 계획

이제 석사 논문만 쓰면 졸업!

석사 논문을 쓰는 방법에는 대략 3가지가 있다.
(1) 교수님이 제안하는 주제로 작성
(2) 논문 주제를 가진 회사를 찾아 혹은 회사에 직접 주제를 제안하여 작성
(3) 본인이 직접 선정한 주제로 작성

나는 academic 한 주제보다는 practical 한 주제로 논문을 쓰고 싶어서 옵션 (2)를 생각 중이어서 잡포털을 뒤지고 있는데, 딱히 끌리는 주제가 없어서 문제다. 진짜 전문적인 기술(프로그래밍 등)이 필요한 주제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어로 찾으니 선택지는 더 줄어든다.

그래서 요즘 생각 중인 대안은, 이번 학기를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인턴십을 지원해보는 것이다. 약 6개월의 인턴십 후 논문 학생으로 전환하면 회사에서도 원하고 나도 흥미 있는 주제를 찾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회사와 논문을 쓸 때 내가 해당 회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면 훨씬 퀄리티 좋은 논문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졸업 전 경력까지 추가할 수 있으니 이 방향이 훨씬 좋을 듯하다.


내가 걸어온 길을 나보다는 훨씬 덜 고생하며 걸어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턴십, 논문, 취준, 취업 등 앞으로도 계속 내 여정을 공유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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